

완주군, 아파트 지하에 표고버섯 재배 ‘공동체 사업’ 새 지평
용진읍 원주아파트 주민, 지하 1층 공간 20평 활용 일석삼조
고독의 아파트, 어울림과 소통.관심의 문화로 전환 기대
흔히 방치되기 일쑤인 지하실에서 친환경 표고버섯을 재배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화합을 다지며 소득도 창출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화제다.
노인 일자리와 주민 소득, 소통과 화합 등 ‘공동체 사업’의 새 지평을 연 주인공은 완주군 용진읍에 있는 원주아파트 297세대 입주민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완주군의 지원을 받아 지하1층 66㎡(20평)의 공간에 앵글과 선반, 스마트팜 LED 시스템 등 표고버섯 재배사를 설치했다.
선반 높이를 5단으로 낮추고, 그 위에 표고버섯 종균을 심어놓은 배지(일종의 배양기) 1천300개를 빼곡히 배치해 70세 이상 어르신들도 힘들지 않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3월에서 9월이 제철인 표고버섯은 적정온도(15C°)와 환기, 급수 외에 비교적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배재 가능한 장점이 있다.
주민들은 2인1조 조를 짜서 짬이 날 때마다 서로 돌아가며 재배공간의 온도를 맞추고 곰팡이가 자라지 않도록 습도까지 조정하며 솎아내기를 하는 등 정성껏 버섯을 키웠다.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지하실에서 무농약으로 키운 친환경 표고버섯은 알차게 생육해 조만간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수확한 버섯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나머지는 ㎏당 8천원에서 1만원에 판매해 내년도 배지 구입 등의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의 이명숙 노인회장은 “소일거리가 없었던 경로당 회원들이 할 일이 생겨 기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어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아직은 버섯을 다루는 일이 서툴지만 손주처럼 애지중지해 키운 버섯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하실의 버섯 재배는 첫해인 작년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직접 공부하고 선진지역도 방문하는 등 재배 노하우를 익혔지만 극심한 폭염이 악재로 작용해 50만 원 가량의 수익에 만족해야 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주민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 오동통한 표고버섯이 탐스럽게 자랐다. 주민들은 연간 3~4번의 수확이 가능한 표고버섯 재배를 고려할 때 올해 3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송미경 완주군 도시공동체팀장은 “오래 된 아파트의 지하 유휴공간을 활용할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 표고버섯 재배를 권장하게 됐다”며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어르신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소일거리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주민 소통과 활력, 소득 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주민 참여와 소통으로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살맛나는 아파트 르네상스’를 내걸고 다양한 공동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민 자율공모 방식의 이 사업은 초기 12개 공동체에 300여 명이었던 참여자가 작년엔 94개 공동체에 5천여 명으로 급증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표고버섯 재배 아파트 역시 완주군 삼례읍 동원아파트와 이서면 하늘가아파트 등 3곳으로 늘어났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고 정산하는 실질적인 공동체 사업을 통해 고독과 불통, 무관심의 아파트 문화를 어울림과 소통, 관심의 문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지속 가능한 공동체 사업을 위해 주민 반응이 좋은 사업들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부서 사회적경제과 290-3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