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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할머니 공연단의 간절한 소망

“공연을 안 하니 몸 더 아픈 것 같아…”, 조만간 연습무대 관심

 

“코로나 때문에 오래 쉬었어. 아이쿠, 몸도 쑤시고, 언제나 공연을 할 수 있을랑까?”

 

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창포마을의 ‘다듬이할머니 공연단(단장 김달례·91)’ 단원들이 9일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코로나19는 국내 최고령 공연단이자 다듬이를 이용한 전국 최초 공연단의 자긍심과 활력마저 앗아갔다. 단원 8명의 평균연령이 87세인 공연단의 할머니들은 “해마다 적게는 70~80회에서 최고 100회 이상 했던 공연을 올 들어 거의 안 하다 보니 오히려 몸이 더 아픈 것 같다”고 푸념했다. 

 

마을 홍보 차원에서 지난 2006년에 창단한 공연단은 국내 최고령 단원들로 유명세를 탔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특유의 다듬이 타법으로 각계의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흥에 겨워 내리치는 또닥또닥 방망이 소리에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진한 향수에 빠졌고, 30~40대도 감동을 받아 곳곳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했다.

 

공연단은 지난 2011년 향토자원산업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풍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임동창과 함께 다듬이 특화사업단을 꾸리게 된다. 이후 한해 최고 110회 가량의 공연과 방송출연을 하며 전국 각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2013년에 만든 다듬이 음악극 ‘완주아리랑’은 여인의 삶을 50분짜리 다듬이 소리로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 이어 올해 10월에는 국내 최고령 공연단으로 완주군의 ‘완주 기네스’에 등재됐다.

 

공연의 즐거움 속에 세월은 빠르게 흘렀고, 70세 중반이었던 창단 멤버는 어느덧 90을 넘겼다. 단원 한 분이 돌아가시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할머니들은 공연을 통해 건강과 활력을 얻었고, ‘시골 스타’라는 자긍심도 갖게 되었다.

 

‘녹두밭 웃머리 사람’이란 말이 있다. 녹두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데, 그 밭의 위쪽에 사는 마을 사람이란 일종의 비하 표현이다. 과거의 한(恨)을 극복한 창포마을 어르신들의 다듬이 소리에는 자존감 회복의 흥이 들어 있다.

 

창포마을 노재석 대표는 “공연은 할머니들의 유쾌한 삶과 건강을 유지해준 비법이었다”며 “현대의 기계음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집안의 타법’이 모두 달라 기력 넘치는 어르신들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예술이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런 공연단에 코로나19는 그야 말로 청천벽력이었다. 고령 확진자의 치명률이 높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할머니들은 외부 공연 요청을 거절한 채 방문객 대상 몇 차례 공연만 하고 주로 집안에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지난해 ‘다듬이 인형극단’을 별도로 만들어 올해부터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병행하려던 계획도 코로나19 극복 이후로 미뤘다.

 

노 대표는 “집에만 있으려니 오히려 몸이 더 아프다고 말씀 하실 때 가장 안타깝다”며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고 조만간 호흡을 맞추는 연습 공연을 준비 중이신데, 벌써 활기를 되찾으신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최고령 할머니 공연단의 다듬이 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질 ‘공연의 봄날’은 언제나 돌아올까?

 

<담당부서 행정지원과 290-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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